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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심리학

깨진 유리창의 법칙: 작은 변화가 주는 의미

by 초보99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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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깨진 유리창'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무엇인가

"만일 한 건물의 유리창이 깨어진 채로 방치되어 있다면 다른 유리창들도 곧 깨어질 것이라는 데 대해 사회심리학자들과 경찰관들은 동의하곤 한다. 이런 경향은 잘 사는 동네에서건 못 사는 동네에서건 마찬가지이다. 한 장의 방치된 깨진 유리창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신호이며, 따라서 유리창을 더 깨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부담이 없다."
'깨진 유리창법칙'은 1982년 3월에 소개된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개념이다. 만약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둔다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아주 작은 무질서를 그대로 둔다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깨진 유리창의 이론의 이런 경향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구석진 골목에 2대의 차량 모두 보닛을 열어둔 채 주차시켜 두고, 차량 한 대에만 앞 유리창을 깨져있도록 차이를 두고 일주일을 관찰한 결과이다. 앞 유리창이 깨져있던 차량은 거의 폐차 직전으로 심하게 파손되고 훼손된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본넷만 열어둔 멀쩡한 차량은 일주일 전과 동일한 모습이었다.

사례를 통한 '깨진 유리창 법칙'

1980년대 뉴욕시에서 있었던 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당시 여행객들에게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하철의 치안 상태가 형편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럿거스 대학의 범죄심리학 박사였던 조지 켈링 교수는 이 '깨진 유리창' 이론을 원용해서 뉴욕시의 지하철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뉴욕 지하철에 도배되어 있던 그라피티를 지우는 것을 추천하였다. 그라피티가 방치되어 있는 상태는 창문이 깨져 있는 건물과 같은 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교통국의 데이비드 건 국장은 켈링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치안 회복을 목표로 지하철 치안 붕괴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라피티를 철저하게 청소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나 교통국 직원들은 범죄를 줄이기 위해 그라피티를 지운다는 놀랄 만한 제안에 대해서 우선 범죄 단속부터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건 국장은 그라피티 지우기가 범죄 억제에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일단 해 봐야 아는 것 아니냐며 그라피티 지우기를 철저하게 하는 방침을 단행했다. 1984년, 지하철 차량 기지에 교통국의 직원이 투입되어 무려 6000대에 달하는 차량의 그라피티를 지우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라피티가 얼마나 많았던지, 지하철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를 개시한 지 5년이나 지난 뒤에야 모든 그라피티 지우기가 완료되었다. 그러자 그때까지 계속해서 증가하던 지하철에서의 흉악 범죄 발생률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2년 후부터는 중범죄 건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며, 1994년에는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뉴욕의 지하철 중범죄 사건은 75%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설명하는 문제의식 자체는 인정하지만 과연 신호위반과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것이 살인과 강도를 예방하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에 대한 대부분의 반박은 경범죄 단속과 중범죄 예방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이 이론의 가장 커다란 사례인 1990년 전후의 뉴욕에서 대대적인 경찰병력 증강과 경범죄의 단속이 있었고, 뒤이어 살인, 강간 등의 중범죄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이것은 당시 미국 전체의 범죄율 하락 경향의 국지적인 모습일 뿐이란 해석도 있다.

심리학적 관점에서의 '깨진 유리창 법칙'

 깨진 유리창의 법칙은 우리의 삶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길을 걸어가다 가다가 쓰레기를 버리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심리상황에 잘 맞는다. 주변이 깨끗하게 정돈되고 쓰레기가 버려져도 바로 청소하는 공간이면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되지만, 쓰레기통이 있어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사람들이 하나 둘 이곳은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하여 너도 나도 쓰레기를 버리게 되어 그곳이 오염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카페가 밀집한 골목 같은 곳에 먹다 남은 테이크아웃 커피 컵들이 몇 개 늘어놓여 있으면 지나가는 행인들이 하나둘씩 그 곁에다 비슷한 커피 컵들을 버리고 갈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이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유리창이 깨져있거나 기타 손상된 부분이 방치되어 있으면 이는 현재 적극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쉬운 먹잇감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셈이므로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낙서나 쓰레기 투기 같은 일이 일어나도 관리되지 않는 물건이라는 확신을 보여주면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된다. 당장 문제가 드러나지 않아도 한번 임계점을 돌파하기 시작하면 그 이후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문제가 드러난 초기에 그 원인을 해결하고 꾸준하게 관리하라는 원리를 말한다. 계속 문제를 방치하면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범죄를 해결하는 관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다. 주변의 환경이 그 환경에 속해있는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행동 방식의 영향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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